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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는 왜 다음 날 더 맛있을까?


김치찌개는 끓인 당일보다 다음 날 데워 먹을 때 더 맛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찌개가 식었다 데워지는 사이에 국물의 맛 성분이 건더기 속으로 깊이 스며들고, 재료끼리 맛이 섞이며 김치의 날카로운 신맛이 부드럽게 다듬어지기 때문이다.

 

막 끓였을 때는 국물과 건더기의 맛이 따로 논다. 고기와 두부, 김치는 아직 겉만 국물에 젖어 있고 속은 제맛 그대로다. 그런데 찌개가 천천히 식는 동안 농도가 진한 국물이 재료 속으로 서서히 옮겨 가고, 반대로 재료의 맛도 국물로 빠져나와 서로 고르게 섞인다. 이 과정은 뜨거울 때보다 식어 가는 동안 오히려 더 많이 일어난다.

 

고기의 기름과 감칠맛 성분도 시간이 지나며 국물 전체에 고루 퍼진다. 고기 속 단백질이 잘게 풀리면서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늘어나고, 김치의 매운맛과 신맛은 그 사이 한풀 꺾여 톡 쏘는 맛 대신 깊고 구수한 맛이 앞에 선다. 그래서 다음 날 찌개는 첫날보다 덜 자극적이면서 더 진하게 느껴진다.

 

이런 변화는 카레나 스튜, 갈비찜처럼 여러 재료를 오래 끓이는 음식에 공통으로 나타난다. 국물이 있고 재료가 두툼할수록 스며들 시간이 필요해서 하루 묵힌 맛이 더 도드라진다. 반대로 나물이나 생선구이처럼 바로 먹어야 하는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 맛이 떨어진다.

 

다만 맛있게 묵히려면 보관이 중요하다. 다 먹고 남은 찌개는 한 김 식힌 뒤 바로 냉장고에 넣고, 다음 날 먹을 때는 국물이 팔팔 끓을 때까지 충분히 데워야 한다. 실온에 밤새 두면 맛이 드는 것이 아니라 상하는 것이니, 묵히는 것과 방치하는 것은 다르다. 냉장 보관도 이틀을 넘기면 맛이 더 드는 것이 아니라 김치가 물러지고 국물이 텁텁해지니, 이틀 안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다음 날 김치찌개가 더 맛있는 것은 식고 데워지는 사이 맛이 재료 속까지 스며들고 서로 어우러지기 때문이라, 하루 기다림이 곧 양념인 셈이다.


The greatest glory in living lies not in never falling, but in rising every time we fall. – Nelson Mande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