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선배가 15년 다니던 회사에서 나오면서 퇴직금을 받게 됐는데, 회사에서 준 금액이 본인이 계산한 것보다 한참 적게 나왔다면서 황당해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평균임금 계산에서 상여금하고 연차수당을 빼고 계산해서 그렇게 나온 거였고, 결국 노무사 상담 받고 재정산 받아냈어요. 이런 얘기 듣고 나니 저도 퇴사할 일 생기면 남의 일이 아니다 싶어서 한 번 정리해봤어요.
퇴직금 계산의 가장 기본 공식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평균임금 × 30일 × (근속일수 ÷ 365)가 전부거든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에 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하도록 명시돼 있어서 이 공식을 벗어날 수 없어요. 1년 미만 근무하면 법정 퇴직금은 없고, 주 15시간 이상, 1년 이상 일한 근로자라면 정규직 계약직 상관없이 다 받을 수 있어요.
여기서 핵심은 평균임금이 뭐냐는 거예요. 평균임금은 퇴사 직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 총일수로 나눈 값이에요. 그냥 기본급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각종 수당, 식대, 정기상여금, 연차수당까지 다 포함된다는 게 포인트고요. 특히 연차수당의 경우 퇴직 전 1년간 미사용 연차의 3/12이 평균임금 산정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 부분을 회사가 누락하는 경우가 꽤 흔해요.
간단한 예로 월급 300만원 받던 사람이 5년 근무하고 퇴사했다고 쳐볼게요. 3개월 평균 급여가 300만원이면 일평균은 약 10만원이 되고, 여기에 30일을 곱하면 월 평균임금 기준으로 300만원이 나와요. 5년이니까 300만원 × 5 해서 1,500만원이 퇴직금이에요. 근무 기간이 3년 7개월이면 5.58년이 아니라 3.58년으로 계산해서 300만원 × 3.58 = 1,074만원이 되는 식이에요. 연 단위가 아니고 월 단위까지 일할로 계산된다는 점 기억하시면 돼요.
한 가지 놓치기 쉬운 게 통상임금이에요. 평균임금 계산해봤는데 통상임금보다 낮게 나오면 둘 중에 큰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어요. 예를 들어 퇴사 직전 3개월에 휴직했거나 병가가 껴있어서 평균임금이 낮게 잡히면 통상임금으로 퇴직금을 받아야 유리해지거든요. 이런 경우 본인이 먼저 요청하지 않으면 회사가 알아서 챙겨주진 않으니 알고 있어야 해요.
세금도 무시 못해요. 퇴직금은 근로소득이 아니라 퇴직소득으로 분리과세되는데, 근속연수가 길수록 세금이 확 줄어드는 구조예요. 근속연수공제라는 게 있어서 10년 이상이면 금액이 꽤 커지고, 여기에 환산급여공제까지 적용돼서 최종 과세표준이 많이 낮아져요. 보통 근속 20년 넘어가면 실효세율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세금 계산이 복잡해서 국세청 홈택스나 고용노동부 계산기를 써보는 게 제일 편하고요.
요즘은 대부분 퇴직연금 형태로 IRP 계좌로 이체받게 되는데, 이러면 퇴직소득세를 일시에 내지 않고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로 분산해서 낼 수 있어요. 이 경우 세금이 30-40% 가까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서 당장 급한 목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IRP에 두고 운용하는 게 절세 측면에서 유리해요. 반대로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바로 쓴다면 세후 실수령액이 생각보다 적어질 수 있으니 미리 시뮬레이션 한 번 돌려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마지막으로 지급 기한도 체크해두면 좋아요. 퇴직금은 퇴사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하고, 당사자 간 합의 없이 이 기간을 넘기면 연 20% 지연이자가 붙어요. 만약 회사가 지급을 미루거나 평균임금을 임의로 낮게 계산한다 싶으면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로 진정 넣을 수 있고, 증빙은 급여명세서하고 근로계약서, 통장거래내역 정도만 있어도 충분해요. 평소에 이런 서류 잘 챙겨두는 게 나중에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